‘허자(虛字)’란, 글자와 글자, 어구와 어구, 글자와 어구를 이어 주거나 그 관계를 명료하게 하고, 문(文)의 어기(語氣)를 적절히 표현하여 그 뜻을 돕는 한자로서, 글자 자체가 어떤 실질적인 의미를 나타내기보다는 주로 문법적인 기능을 가진다. 허자는 한문 문장 속에서 주로 문법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허자는 명사류 앞에 위치하여 명사류와 서술어의 관계를 명료하게 하고 그 뜻을 돕는 전치사, 두 어구나 두 문장 사이에 위치하여 전후의 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접속사, 문말에 위치하여 단정, 한정, 의문, 반어, 감탄 등 화자의 어기를 나타내고 문장을 종결하는 종결 어기사 등으로 나뉜다.




 
  1) 於·于·乎
명사류 앞에 놓여서 ‘전치사+명사류’의 구조를 이루어, ‘~에, ~에서, ~에는, ~에게, ~보다’ 등의 뜻으로 쓰여 ‘처소·대상·시간·원인·비교’ 등을 나타낸다. 주로 서술어 뒤에 위치하여 보어를 이끈다.
 
   
  月出於東天, 日落於西山(달은 동쪽 하늘에서 뜨고, 해는 서쪽 산으로 진다.)
霜葉紅於二月花(서리 맞은 잎이 이월에 피는 꽃보다 더 붉다.)
吾十有五而志于學(나는 열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다.)
義莫大于君臣(의리는 군신의 관계보다 더 큰 것이 없다.)
光陰速乎矢(세월은 화살보다 더 빠르다.)
國之語音, 異乎中國(나라 말씀이 중국과 다르다.)

  2) 以
‘以+명사류’의 구조로 주로 서술어 앞에 위치하여 서술어를 한정하는 부사어 구실을 하며, ‘~으로써, ~을 가지고, ~에 의하여, ~ 때문에’ 등의 뜻으로 쓰여서 ‘도구·자료·방법·원인·시간·자격’ 등을 나타낸다.
 
   
  君使臣以禮(임금은 예로써 신하를 부린다.)
不以成功自滿(성공으로 인하여 자만하지 말라.)
王待吾以國師(왕이 나를 국사로 대우하다.)
弟以其一與兄(아우가 그 중의 하나를 형에게 주다.)
以十月祭天(시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다.)
殺身以成仁(자신을 희생하여 인을 이루다.)
人以舊爲好(사람은 오래 사귄 사람을 좋게 여기다.)

  3) 自·由·從
본래는 각각 ‘스스로’, ‘말미암아’, ‘좇다’의 뜻으로 쓰이는 부사나 동사인데, 전치사로 전성되어 쓰일 때에는 동작의 기점(起點)을 나타내기도 한다. 주로 ‘전치사+명사류’의 구조로 서술어 앞에 위치하여 서술어를 한정하는 부사어로 ‘~로부터’, ‘~에서’로 새긴다.
 
   
  自初至終(처음부터 끝까지)
自天而降乎, 從地而出乎(하늘에서 내려왔는가, 땅에서 솟았는가?)
病從口入, 禍從口出(병은 입으로부터 들어오고,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
福由己發, 禍由己生(복은 자기에게서 나오고, 재앙은 자기에게서 나온다.)


 
  1) 且·與·及
어구와 어구, 문장과 문장을 접속시키며, ‘~와, ~하고’ 등의 뜻으로 쓰인다.
 
   
  重且大(중하고도 크다.)
夫地非不廣且大也(저 땅이 넓고 크지 않은 것이 아니다.)
富與貴, 是人之所欲也(부와 귀, 이것은 사람이 바라는 것이다.)

  2) 而
어구와 어구, 문장과 문장을 이어 서로 긴밀하게 해 주며, 순접일 때에는 ‘~(해)서, ~(하)고’로, 역접일 때에는 ‘~(하)나, ~(하)되, ~(하)지만’으로 풀이한다.
 
   
  登高山而望四海(높은 산에 올라서 천하를 바라본다.)
盡人事而待天命(인사를 다하고서 천명을 기다리다.)
良藥苦於口而利於病(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 치료에는 이롭다.
千人所指, 無病而死(많은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면 병이 없이도 죽는다.)

  3) 則
조건을 나타내는 접속사로서 ‘~이면, ~하면’으로 풀이한다. 가정 부사와 호응되기도 한다.
 
   
  家貧則思良妻(집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한다.)
見小利則大事不成(작은 이익을 따지다 보면 큰 일은 이루지 못한다.)

 
  1) 也·矣·也已(단정)
단정, 결정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기사로 ‘~(하)다, ~(이)다’ 등으로 풀이한다.
 
   
  孝百行之源也(효도는 모든 행동의 근원이다.)
朝聞道, 夕死可矣(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더라도 좋을 것이다.)
可謂好學也已(배움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2) 已·而已·而已矣·耳(한정)
화자의 생각을 한정지어 나타내는 한정 어기사로 ‘~일 뿐이다’, ‘~일 따름이다’ 등으로 풀이한다. 한정의 뜻을 가진 부사와 호응되기도 한다.
 
   
  王之所大欲可知已(왕이 크게 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을 뿐이다.)
書足以記名姓而已(글은 성명을 쓸 줄 아는 것으로 충분할 뿐이다.)
泰伯, 其可謂至德也已矣(태백은 지극히 덕이 높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唯在立志如何耳(오직 뜻을 세움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을 따름이다.)

  3) 也·乎·與·哉(의문, 반어)
의문이나 반어의 뜻을 나타내는 어기사로 ‘~인가, ~하는가, ~겠는가’ 등으로 풀이한다. 대체로 의문 부사와 호응 관계를 이룬다.
 
   
  當今之世, 舍我其誰也(지금 이 세상에서 나를 빼놓고 누구이겠는가?)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是誰之過與(이것이 누구의 잘못인가?)
豈可他求哉(어찌 다른 데에서 구할 수 있겠는가?

  4) 哉·乎·夫·矣·也(감탄)
화자의 감탄을 나타내는 어기사로 ‘~(로)다, ~(하)구나’ 등으로 풀이한다. 감탄사와 호응되기도 하며, 문장의 도치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善哉 言乎(훌륭하도다! 말씀이여.)
嗚呼 痛哉(아아! 슬프도다.)
甚矣 吾衰也(심하구나! 나의 쇠함이여.)
逝者如斯夫! 不舍晝夜(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쉬지 않음이여.)

 
  1) 之
동사나 대명사로 쓰이기도 하지만, ‘수식어+之+피수식어’의 구조에서는 관형격 어기사로 쓰여 ‘~의, ~하는’으로 풀이하고, ‘주어+之+서술어’의 구조에서는 주격 어기사로 쓰여 ‘~이, ~가’ 등으로 풀이하고, ‘목적어+之+서술어+보어’인 경우는 목적격 어기사로 쓰여 ‘~을(를)’ 등으로 풀이한다.
 
   
  子不談父之過(자식은 부모의 허물을 말하지 않는 법이다.)
鳥之將死, 其鳴也哀(새가 죽으려 할 때 그 울음소리가 슬프다.)
修道之謂敎(도를 닦는 것을 교라 한다.)

  2) 其
‘其+명사류’의 구조일 때에는 ‘그의’의 뜻으로 관형사로 쓰이고, ‘其+동사류’의 구조일 때에는 ‘그가, 그것이’의 뜻으로 대명사로 쓰인다.
 
   
  不知其人, 視其友(그 사람을 알지 못하거든 그의 친구를 보라.)
其聞道也, 固先乎吾(그가 도를 들음이 진실로 나보다 앞서다.)

  3) 所
‘所+수식어’의 구조로 ‘~하는 바, ~하는 것’의 뜻을 나타낸다.
 
   
  幼而不學, 老無所知(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다.)
人之所惡者, 吾亦惡之(사람이 싫어하는 것을 나도 또한 싫어한다.)

  4) 者
‘수식어+者’의 구조로 ‘~하는 사람(일, 것)’의 뜻을 나타낸다.
 
   
  智者, 有所不能(지혜로운 사람도 할 수 없는 바가 있다.)
仁者人也, 義者宜也(인이라는 것은 사람다움이요, 의리라는 것은 마땅함이다.)

  자료출처 : 제7차 『고등학교 한문 교육과정해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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